[커뮤니티 액션] 올해도 총질은 끝없이 이어진다
올해도 그 여느 해와 다름없이 총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테네시주에서 아이들 3명을 비롯해 6명이 총기 난사에 스러졌다. 올해 들어서만 130번째 총기 난사 사건이다. 총기 난사는 가해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때 부르는 말이다. 총기 사건 피해자를 집계하는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총기 사건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벌써 1만685명이다. 이중 자살이 6138명이고, 살인 사건 희생자는 4547명이다. 부상자도 8120명이나 된다. 올해 11살 이하 아이들도 62명이나 살해당했고, 137명이 다쳤다. 10~17살 미성년자 청소년은 369명이 목숨을 잃고, 892명이 다쳤다. 그런데도 총기 규제 강화는 여전히 꿈 같은 이야기다. 미국에는 3억9300만 정의 총기가 있다. 미국 인구 3억3190만 명보다 많다. 100명당 120정이 있는 셈이다. 총기를 가진 성인은 전체의 30% 정도다. 또 전체 가구 중 겨우 3%가 미국 내 모든 총기의 절반을 갖고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미 총기 규제는 강화됐어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94%가 모든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지지한다. 공화당원 93%도 마찬가지로 지지한다. 57%는 총기 구매가 너무 쉽다고 답했고, 35%만 총기 소지가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총기 소지자의 30%도 보다 강력한 총기 규제를 원한다. 그런데도 연방의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강력한 총기업체 로비 때문이다. 이들이 선거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 탓에 의원들이 스스로 손발을 묶는다. 영국은 1996년 이후 총기 개인 소지를 금지해서 이후 희생자가 10년간 4분의 1로 줄었다. 호주도 속사 총기와 산탄총을 금지하고 총기 규제를 강화해 희생자를 절반으로 줄였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이른바 ‘레드 플래그’ 지원법을 제정했다. ‘레드 플래그’ 법은 판사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사람에게서 경찰이 총을 압수할 수 있는 법이다. 전과자나 정신질환자가 아니더라도 압수할 수 있다. 연방정부는 주정부가 이 법을 시행하면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하지만 아직 19개 주와 워싱턴DC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총기 규제를 주정부에 맡겨 놓은 상태에서 전국적인 대처는 약할 수밖에 없다. 총기 난사 사건은 또 인종과 성소수자, 종교 차별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70% 이상을 백인 남성들이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중들은 백인 남성 가해자들에게 동정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해자가 유색인종, 성소수자, 비기독교 신앙인 등 소수계인 경우에는 철저하게 악인 취급을 하고 문제를 개인 정체성의 탓으로 돌린다. 이는 곧 총기 규제를 강화하지 못하도록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이용된다. 총기 안전법이 부실한 탓에 누구나 총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무자비한 폭력 행위의 근본 요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차별 때문에 해결책을 무산시키는 여론이 언제나 형성된다. 연방정부는 종합적인 정신건강 치료 체계 마련과 함께 커뮤니티의 안전을 지키는 상식적인 총기 규제 정책을 우선 펼쳐야 한다. 우리 커뮤니티는 모두에게 더욱 안전하고 서로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며 총기 안전법 제정을 외쳐야 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총질 총기 소지자 총기 안전법 총기 규제